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를 보았다. 너무도 오랜만에 한국 뮤지컬을 상하이에서 보는 느낌은 아주 특별했다. 뮤지컬을 볼 때 관객들이 주의 해야 하는 것까지 아름답게 노래로 산뜻하게 처리하는 깜찍함과 80년대 유행이었던 만화방의 광경이 그대로 재현된 무대는 나에게 아련한 옛추억까지 불러 일으켜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게다가 만화방 큰딸 미숙이 대사 중에 나온 `미스터 블랙'은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다른 수많은 만화 캐릭터와 함께 그 시절 만화를 보며 깔깔대던 친구들 얼굴까지 동그마니 떠오르게 하고, 자식들 생각을 하며 눈물을 짓던 아버지 역의 노배우의 열연에 가슴이 찡해졌다.
게다가 재치 있는 대사와 코믹한 액션, 감동까지 주는 열정적인 공연으로 뮤지컬을 보는 내내 맘껏 웃고, 즐길 수 있었다. 아직은 어린데 뮤지컬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우려했던 아이들도 어찌나 재미있게 뮤지컬을 보던지, 상하이까지 찾아와 교민을 대상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공연을 하는 극단과 배우들이 너무 고마웠다.
나, 이제 뮤지컬과 사랑에 빠질 것 같아.
김민희(kimmin3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