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졸업여행을 갔다. 비행기에서 내려 제주도에 첫발을 내리는 순간에 "아~ 한국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의 차이는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그나마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건물 위의 간판이 한국어로 형용 색색 걸려있는 것이었다.
제주도에서는 풍경 관광보다 상점이나 매점에 들어가면 한국어로 주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말이 많은 나와 친구들이 함께 우리의 숙소가 있는 건물의 지하실 매점에 향했다. 그곳에서는 아저씨와 아줌마께서 가게를 지키고 계셨다. 우리가 가게로 들어서자 아저씨는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상해에서 왔다*고 하자 아줌마와 아저씨는 깜짝 놀라며 "어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냐*고 감탄을 했다. `아니 상해에는 중국 사람만 사나?' 기분이 살짝 이상해졌다.
그러다가 아저씨가 하시는 말씀 "상해에는 못사는 사람이 사는 것인가 봐?* 그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 돈이 별로 없었던 우리가 자꾸 깍아 달라고 한 게 원인이 된 모양이다. 괜시레 상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부상열차며 동방명주, 진마오따샤, 와이탄 등 온갖 자랑을 시작하자 곧이어 그 아저씨의 제주도 자랑도 이어졌다. 그러나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깍아 달라고 말한 우리 때문에 상해에는 못사는 아이들만 산다는 오해만 받는 일이 생기고…어찌나 서운하던지.
한국 사람이 중국은 못산다고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제주도에서 받았던 좋은 인상까지 사라지는 듯했다.
*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