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2011년 12월 서울 종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의 상징물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소녀상은 대한민국에 100여 개, 해외에 10여 개가 설치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소녀상의 형태가 다양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녀상은 의자에 앉아있는 모양이지만, 실은 그 외에 아주 다양한 모습의 소녀상이 있다. 해외에 설치된 소녀상들 중 독특한 개성으로 위안부 피해를 표현하는 소녀상들을 살펴보자.
어깨를 나란히
한중 평화의 소녀상
2016년 10월 22일 중국 상하이 사범대학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한국과 중국의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했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두 주먹을 꽉 쥔 채 나란히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두 소녀는 슬프고 간절한 시선으로 당시의 아픔을 나타낸다. 그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신발도 없이 의자 아래에 놓인 맨발은 보는 이마다 안쓰러운 감정이 들게 한다.
두 소녀의 차이점은 착용하고 있는 전통의상을 제외하고도 다양하다. 한국의 소녀상은 당시 부모와 고향과 강제로 단절된 것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카락이 짧은 반면, 중국의 소녀상의 머리카락은 양옆으로 투박하게 땋여있다. 또한 한국의 소녀상 아래에는 오랜 시간 동안 풀리지 않는 한과 그 한을 풀기 위한 염원을 담아내기 위해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와 하얀 나비가 표현된 반면, 중국의 소녀상 뒤편에는 중국 위안부 피해자들 중 생존자들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징물들을 사용하여 슬픈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어깨를 나란히 하여 앉아있는 두 소녀상을 비교하고, 그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따뜻한 손길로 쓰다듬어주길 바란다.
여성, 강인한 기둥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2017년 11월 샌프란시스코의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파크에 건립된 위안부 기림 비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이 세 나라의 소녀들이 등을 맞대고 손을 잡은 채 서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소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서 있는 것은 많은 국가들이 위안부 문제를 인식하고 협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와 동시에 굳게 다문 입술과 당당한 자세는 아픈 역사를 꿋꿋하게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조각상의 명칭이 ‘여성, 강인한 기둥’인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이 소녀상이 특이한 이유는 세 소녀들뿐만이 아니다. 기도하듯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옆에서 세 소녀를 바라보는 故 김학순 할머니를 표현한 조각상은 아픈 역사에 맞서 싸우는 세 소녀를 응원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인상적이다.
가슴에 사무치는 슬픔
필리핀 위안부상’
2017년 12월 필리핀 마닐라 시티 로하스 대로의 산책길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상은 태평양 전쟁 중 겪은 위안부 강제 동원으로 인한 아픔을 표현한다. 필리핀 전통의상을 입은 조각상의 여인은 두 눈이 천에 가려진 상태로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표현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조각상은 지난 4월 한밤중에 기습 철거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외에도 소녀상은 캐나다 토론토 한인회관,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설치돼 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소녀상들은 다양한 상징물들과 표현 방법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알리고 있다.
학생기자 김예진(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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